수의사 칼럼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원장진의 경험과 지식이 녹아든 유익한 칼럼으로 견생과 묘생의 질을 지켜주세요.



고양이가 뒷다리를 못 쓴다? 심장이 보내는 SOS! / 권단비 영상의학 원장


오늘 칼럼에서는 고양이의 심장병 중 가장 흔한 비대성심근증의 한 증상을 간단히 다뤄보고자 한다. 비대성심근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이란 여러 원인으로 심근이 비후되는 질환이다. 개는 심장병 중에서 판막질환이 많은데 고양이는 심근질환이 더 흔한 편이다.

비대성심근증은 유전성 또는 특발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유전성은 메인쿤(Maine Coon), 랙돌(Ragdoll) 같은 순종묘에게 흔하다. 특발성은 코리안쇼트헤어를 포함해 여러 품종에게 발생할 수 있다.

심근이 두꺼워지면 심근유연성이 저하되면서 내강확장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하는 이완장애가 발생한다. 좌심실에서 이완장애가 발생하면 폐에서 받은 혈액이 좌심방에서 좌심실로 이동하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좌심방 확장, 내강혈액의 정체가 일어난다. 비대성심근증 고양이는 좌심방의 확장이 심해져 내강압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폐수종, 흉수가 발생할 수 있다.

비대성심근증은 정도에 따라 평생 임상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천천히 또는 갑작스럽게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임상증상으로는 빈호흡, 호흡곤란 등이 있는데 초기에는 무증상일 때가 많은 편이다.

진단에는 기본적으로 심근의 비후정도 및 형태, 좌심방크기, 이완장애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심장초음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흉부방사선검사, 간단한 키트검사로도 비대성심근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청진도 중요한 진단검사이지만 비대성심근증 고양이는 청진상 정상일 때도 많고 정상 고양이도 심잡음이 들릴 수 있어 청진만으로 감별하기는 쉽지 않다. 흉부방사선검사 또한 결과가 정상일 수 있어 결국 심장초음파검사가 필수다.

하지만 심장초음파로 진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전신성고혈압, 호르몬질환이나 일시적 스트레스로 인해 이차적으로 심근이 비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기저질환을 관리하면서 몇 개월 주기로 심장초음파 재검을 해서 비대성심근증이 발병했는지 감별하게 된다.

그렇다면 비대성심근증일 때 후지(뒷다리) 마비가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좌심실의 이완장애로 인한 혈류정체는 혈전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상태다. 혈전이 발생해 심장 밖으로 유출되면 주로 대동맥분지부에 걸려 이 뒤로는 혈류가 차단된다. 이 분지부는 양측 후지로 가는 혈관이 나뉘는 곳이다. 복대동맥 가장 뒤쪽에 존재한다. 양측 또는 편측 동맥혈차단은 다리에 울혈손상을 일으켜 심한 통증과 마비를 유발한다(혈전이 대동맥분지부에 걸리면 양측마비, 이후 대퇴동맥에 걸리면 편측마비 발생).


동맥분지부에서 고에코의 혈전이 관찰된다(사진 위). 이완기말 심근최대두께 약 8.1mm로

이 고양이는 비대성심근증으로 진단됐다(사진 아래).



동맥분지부에서 고에코의 혈전이 관찰된다(사진 위). 이완기말 심근최대두께 약 8.1mm로 이 고양이는 비대성심근증으로 진단됐다(사진 아래).
고양이가 후지마비로 방문하면 동물병원에서는 기본적인 신체‧혈액검사와 흉‧복부방사선검사를 하고 비대성심근증을 배제하기 위한 심장초음파검사를 한다. 혈전으로 후지마비가 일어났을 때는 마비된 다리의 피부가 보라색으로 변하고 해당부위의 체온이 떨어지며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등 특이적증상을 보여 임상적으로 혈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혈전증으로 발생한 후지마비는 매우 응급한 상황이며 예후는 다소 불량한 편이다. 물론 동물병원에 늦지 않게 방문해 적절한 시기에 진통, 혈전용해처치를 받으면 혈전이 용해돼 증상이 회복될 때도 있다. 하지만 비대성심근증으로 혈전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미 질병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할 때도 많다. 회복 후에도 관리가 어려운 편이며 철저한 심장병관리가 고양이의 예후를 결정하게 된다.

고양이 심장병은 갑작스럽게 임상증상이 발생할 때가 많고 혈전증에 의한 후지마비처럼 치명적인 증상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6개월~1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신체검사 및 혈액·영상검사를 받아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 후에는 현 상태에 알맞은 약을 처방받고 짧은 간격으로 정기적인 검사를 받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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